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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이야기

"나만 벼락거지 되는 거 아냐?" 포모(FOMO)가 만든 사상 최대 '빚투' 그 끝은 어디일까?

by 와인병다육이세상사는이야기 2026.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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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벼락거지 되는 거 아냐?"

포모(FOMO)가 만든 사상 최대 '빚투', 그 끝은 어디일까?

6조 원이 38조 원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 6년

몇 년 전만 해도 신용융자 잔고, 그러니까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서 빌린 돈의 총합은 6조 원 남짓이었다. 팬데믹이 막 시작되던 무렵 얘기다.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 여섯 배 넘게 불어나 30조 원대 후반을 오간다. 그리고 이 여섯 배 중 절반 가까이는 최근 1년 사이에 만들어진 숫자다.

이 흐름을 두고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라는 단어를 꺼냈다.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이 사람들을 온통 한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 전문가가 포모를 단순한 '패닉'이나 '탐욕'으로 치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그는 이렇게 정리했다. "이건 상당히 합리적인 개인들의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무슨 뜻일까. 그리고 이 진단이 나온 이후, 실제 시장은 어떻게 흘러갔을까. 꽤 흥미로운 그림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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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은 두 배로 아프다  카너먼이 설명한 '빚투'의 심리학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의 연구를 끌어온 부분이다. 사람은 이익보다 손실을 훨씬 크게, 대략 두 배 정도 아프게 느낀다는 것.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오래된 속담이 사실은 꽤 과학적인 관찰이었던 셈이다.

카페에서도, 식당에서도, 심지어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누군가 얼마를 벌었다더라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이런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다 보면 사람의 뇌는 '아, 그렇구나'가 아니라 '나만 손해 보고 있다'는 인식으로 기운다. 이게 바로 포모가 대중화된 심리적 배경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런데 이 전문가는 한 걸음 더 들어간다. 포모의 뿌리를 단순 심리가 아니라 '숫자'에서 찾은 것이다. 그는 미국 통계를 근거로,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밑도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월급으로는 생활이 안 되는데, 물가는 계속 오른다. 그러니 실질임금이 깎이는 걸 메우기 위해 사람들이 다른 데 쓸 돈을 모아 투자에 나선다는 것이다. 부자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먹고 살려고" 투자한다는 얘기다.

그 이후,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나

실제 시장의 흐름은 이 진단을 거의 그대로 따라갔다 오히려 더 가파르게.

코스피는 반 년 만에 두 배가 됐다. 2026년 상반기 코스피는 지난해 말 대비 101.1% 상승했다. 반면 코스닥은 같은 기간 1.0% 하락했다. 상승률 격차가 1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이번 랠리가 업종 전반이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단 두 종목에 얼마나 쏠려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실제로 두 회사의 합산 시가총액 비중은 연초 35% 안팎에서 상반기 말 55%까지 커졌고, 개인 투자자들은 상반기에만 이 두 종목에 86조 원 넘는 돈을 순매수로 쏟아부었다. 코스피는 올해 1월 22일 장중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넘었고, 불과 넉 달 뒤인 5월에는 8,000선까지 돌파했다. AI 메모리 수요 폭증에 따른 이른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수를 통째로 끌어올린 셈이다.

그리고 '빚투'는 방송에서 언급된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6월 사상 처음으로 38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여기에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까지 더한 2분기 일평균 '빚투' 규모는 61조 9천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였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레버리지 ETF 잔액 비율은 0.8%까지 올라 코로나19 당시였던 2020년 10월의 최고치(0.76%)마저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이 상태에서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으면 반대매매가 반대매매를 부르며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청년층의 움직임이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20대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년 사이 약 2.24배(124.5%) 늘어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른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체 평균 증가율(1.96배)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일정한 소득 기반이 없는 취업준비생이나 학생들까지 빚을 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뜻이어서, 조정이 왔을 때의 충격이 특정 세대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그래서, 이건 버블일까 과열일까

버블은 가격이 기업의 실제 체력, 즉 펀더멘탈에서 벗어나 붕 떠 있는 상태를 말하고, 과열은 그와는 다른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가 당시 근거로 든 것은 실적이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필두로 이익이 급증하면서, 오히려 지수는 지난 10년간 받던 밸류에이션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이건 이후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2026년 4월 말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은 7.6배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다. 코스피가 이미 두 배 가까이 오른 상태에서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오히려 가벼워졌다는 건, 그만큼 이익 성장 속도가 주가 상승 속도를 앞질렀다는 뜻이다. 실제로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12개월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고, 월간 무역흑자도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버블이 아니어도 과열은 맞다"는 것, 그리고 "펀더멘탈이 받쳐줘도 레버리지를 활용한 돈이 너무 급하게 들어오면 고점 자체가 걱정된다"는 대목이다. 실적이라는 몸통은 튼튼해도, 빚으로 쌓아 올린 다리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는 얘기다.

금리는 어느 쪽으로 움직이고 있나

당시 미국 기준금리는 3.75%, 한국은 2.5%였다. 이후 흐름을 보면 두 나라 모두 '동결'로 방향을 잡았다. 미국 연준은 새로 취임한 케빈 워시 의장 체제에서도 기준금리를 3.50~3.75%로 네 차례 연속 유지했고, 위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돌 경우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 역시 8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2.50%에서 묶어뒀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까지 오르며 목표치(2%)를 크게 웃돌자, 섣불리 금리를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예측—"경제가 뜨거워지고 물가가 올라가는 국면에서는 금리를 올리는 게 오히려 건강한 선택"이라는 관점—은 지금 시점에서 보면 꽤 정확했던 셈이다. 다만 그 방향이 '인상'까지 갈지, 아니면 '동결의 장기화'에서 멈출지는 아직 열려 있는 질문이다.

결국 남는 질문

포모 심리, 임금-물가 격차,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세 가지 축은 지금도 여전히 시장을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다. 다만 그때는 '조짐'이었던 것들이 지금은 '기록'이 되어 있다. 신용융자 잔고는 방송에서 언급된 수치보다 더 불어났고, 청년층의 레버리지 투자는 전 연령대 중 가장 빠르게 늘고 있으며, 코스피는 실적이라는 방패를 앞세워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전문가의 말을 빌리면, 지금 상황은 "버블이 꺼지듯 갑자기 무너질 가능성은 낮지만, 과열된 자금이 고점을 더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국면이다.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면, 그리고 특히 빚을 내서 참여하고 있다면—펀더멘탈이라는 방패와 레버리지라는 창끝이 지금 어떤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물어볼 시점이 아닐까.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니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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