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록 저자의 은퇴연옥 독후감 블로그 포스트
은퇴는 지옥이 아니라 연옥이었다
《은퇴연옥》을 읽고
퇴직을 앞두고 막막했던 내가, 이 책에서 나침반을 찾았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이 책 제목을 봤을 때 손이 잘 가지 않았다. '은퇴연옥'이라니. 이미 충분히 불안한데, 굳이 '연옥'이라는 단어까지 가져와야 했을까.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이 제목이야말로 이 책의 가장 솔직한 메시지라는 걸 깨달았다.
저자 김경록 고문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와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장을 거친 사람이다. 30년간 현장에서 IMF, 카드채 사태, 코로나 팬데믹을 모두 통과한 투자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은퇴 이후 4년의 경험까지 녹여 쓴 책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이론서가 아니라 생생한 현장 보고서에 가깝다.
왜 한국의 은퇴 준비는 B- 학점인가
저자는 한국의 은퇴 준비 수준을 학점으로 치면 B 마이너스라고 진단한다. 너무 과한 것도, 형편없는 것도 아니지만, 장수 리스크를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데이터와 함께 보면 더 실감이 난다.
(서구는 65세 전후)
향후 11년간 은퇴 예정
(20년이면 생활비 2배)
생계형 일자리 비중
이 숫자들 앞에서 나는 한참 멈췄다. 55세에 주된 일자리를 떠나고, 생활비는 20년에 걸쳐 2배가 되는데, 재취업 일자리의 86%는 생계형이다. 이게 지금 한국 은퇴의 현실이다.
저자는 이것을 '은퇴 오적(五賊)'이라고 부른다.
(부모+자녀)
특히 '더블 케어' 개념이 와닿았다. 부모님을 모시고, 자녀를 뒷받침하고, 그 사이에 낀 베이비부머들은 자신의 노후를 준비할 여유가 없다. 서구 사회는 이 부담을 사회가 나눠지는데, 한국은 개인이, 특히 이 세대가 고스란히 짊어진다.
연옥 탈출 4개의 키워드, 12가지 전략
책의 핵심은 탈출이다. 저자는 돈, 일, 관계 세 축에서 연옥을 빠져나오는 방법으로 네 개의 키워드를 제시한다.
책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장면
책에는 실제 은퇴자의 이야기가 여럿 나온다. 그중 나는 아파트 관리소장이 된 전직 임원 이야기가 가장 오래 기억에 남았다.
대기업 임원으로 일하던 그는 은퇴 후 어려운 자격증을 준비하는 대신, 그냥 아파트 관리소장이 되기로 했다. 처음엔 주변의 시선이 신경 쓰였을 것이다. 하지만 책에 따르면 그는 그 자리에서 하루하루를 굉장히 완벽하게, 행복하게 보냈다. Persona를 내려놓은 것이다.
행복과 건강에 가장 중요한 단일 요소는 돈도, 지위도 아니라 관계다.
은퇴 후 관계가 무너지면, 돈이 아무리 많아도 연옥에 머무른다.
나에게 남은 숙제들
책을 덮고 나서 나는 몇 가지를 스스로 점검해 보았다.
연금계좌(IRP, 연금저축)는 최대한 채우고 있는가? ISA 계좌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가? 배당주나 인프라 펀드 같은 소득형 자산은 어느 정도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 나는 '김 부장'이라는 가면을 벗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주식 비중에 대한 조언도 실용적이었다. 저자는 "주가가 급락해도 3~5년을 버틸 수 있을 만큼만 주식에 투자하라"고 한다. 그리고 종목 투자보다 지수 ETF가 장기적으로 수익이 훨씬 낫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은퇴라는 나라로 이민을 간다는 비유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다. 이민 가기 전에 그 나라의 문화와 구조를 공부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엄청나다. 아직 퇴직이 멀다고 느끼는 사람도, 당장 눈앞에 닥친 사람도 — 지금 이 책이 그 준비 지도가 될 수 있다. 연옥은 형벌이 아니라 천국으로 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을 아는 사람은 두렵지 않다.

감사합니다. 작가님!!!
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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