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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경제이야기

악재만 바뀔 뿐 꺾이지 않는 원 달러 환율

by 와인병다육이세상사는이야기 2026.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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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만 바뀔 뿐, 꺾이지 않는 원·달러 환율

1,540원 턱밑까지 치솟은 환율,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1원 오른 1,539.1원에 마감했다.이날 환율은 2.4원 오른 1539.4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개장 직후에는 지난 8일 이후 15일 만에 154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진전 소식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흥미로운 건 환율을 끌어올리는 '원인'이 계속 바뀐다는 점이다. 한동안은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달러 수요가 문제였고, 그다음엔 중동 전쟁발 리스크였고, 이제는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와 전반적인 강달러 흐름이 환율을 떠받치고 있다. 악재의 얼굴만 바뀔 뿐, 환율이 내려갈 기미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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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부터 이어진 '고환율의 늪'

작년 초부터 시작된 고환율 기조는 꽤 길게 이어지고 있다. 처음엔 전쟁이 끝나면 환율이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꺾이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작년 가을 한때 1,476원까지 내려앉았던 환율은 지난해 말 다시 1,500원대를 회복했고, 올해 들어서도 1,542원대까지 오르는 등 좀처럼 1,500원 아래로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직접 매수, 국내 증시 침체에 따른 자본 유출, 국내 금리 인하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환율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자녀의 조기유학이나 해외 이주를 준비하는 가정들의 환전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달러 강세는 더욱 고착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변수로 떠오른 'SK하이닉스 ADR'

최근 환율 흐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변수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ADR 상장을 위한 비공개 등록신청서(Form F-1)를 제출했고, 이르면 올 7월 말이나 8월 초 나스닥 시장에 ADR을 상장할 전망이다.

ADR 발행은 회사가 신주를 찍어 해외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라, 시장에서는 전체 발행 주식 수의 약 2.5%에 해당하는 물량을 공모하여 최대 140억 달러(약 21조 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회사 측은 발행 물량과 가격 등 핵심 조건이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시장의 섣부른 추측에 선을 긋고 있다.

여기서 환율과의 연결고리가 생긴다. 14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거나, 반대로 ADR을 사려는 외국인 자금이 원화를 빌려 달러로 바꾸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환율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게다가 ADR은 국내 주가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 변동도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여서, 환율이 들썩일수록 ADR 투자 매력도 함께 출렁이는 양방향 관계가 형성된다.

기사에서 언급된 것처럼 "하이닉스 ADR이 고환율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대규모 외자 유입이 실제로 원화 강세 재료로 작용한다면 환율에 숨통이 트일 수 있지만, 반대로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이나 해외 물량의 국내 역유입 우려가 부각되면 오히려 변동성을 키울 수도 있다.

6월 FOMC와 달러인덱스, 그리고 외국인 순매도

환율을 누르는 또 하나의 축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이다. 6월 18일 FOMC 회의 이후 달러는 좀처럼 힘을 잃지 않고 있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23일 오후 기준 101.03으로 전날(101.02)보다 소폭 올랐다. 절대적인 레벨로 보면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원화가 유독 약세를 보이는 상황과 겹치며 체감 강달러 효과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순매도가 환율 상승의 또 다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고 그 대금을 달러로 바꿔 해외로 가져가는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늘고, 이는 곧 원화 약세·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 모두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은행 한 연구원은 "환율이 단기에 급등한 만큼 당국의 미세조정 물량 유입 경계감이 형성되고 있어 상방보다는 하방이 더 열려 있는 구도"라고 진단했다. 또한 국제 유가 하락과 수출업체들의 매도 대응이 원화에 긍정적인 재료로 거론되며, 일본은행의 시장 개입 경계감이 부각될 경우 엔화 강세에 동조해 원화도 강세 흐름을 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래서, 환율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시장 전망 모델들을 보면 단기적으로는 환율이 1,530~1,560원대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일부 전망에서는 7월 말 1,570원, 8월 말에는 1,600원대까지 환율이 오를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시되고 있어, 고환율 기조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이런 전망은 변동성이 큰 외환시장 특성상 어디까지나 참고용일 뿐, 실제 환율은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금리 정책, 그리고 SK하이닉스 ADR 상장처럼 예상치 못한 대형 이벤트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길을 갈 수 있다.

결국 지금의 고환율은 어느 한 가지 원인 때문이 아니라, 서학개미의 해외투자 수요, 지정학적 리스크,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 그리고 미국의 강달러 정책이라는 여러 겹의 압력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악재의 종류는 계속 바뀌었지만, '달러는 비싸다'는 결론만큼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여행이나 유학, 해외 직구를 계획 중이라면 당분간은 환율이 쉽게 내려가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환전 타이밍을 분산하는 전략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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