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 거제도
파도가 삼키려 했던 그 아름다운 하루
한려수도를 품은 거제의 빛과 바람과 커피 한 잔


비바람이 온종일 거제를 감싸 안은 날이었다.
돔 식물원에서 나와 차에 몸을 실으니,
창밖은 온통 회색빛 수채화였다.
01구름에 잠긴 산, 차창 너머 거제
돔 식물원 관람을 마치고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흐린 하늘 아래 산과 마을이 물에 번지듯 겹쳐 보였다. 비가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마치 이 여행의 반주 같았다. 어디서 점심을 먹을지 고민하며 이리저리 식당을 찾았지만, 문을 닫은 곳이 유독 많은 날이었다.

Lunch · 늦은 점심
짜장면, 탕수육,그리고 짬뽕
결국 찾아든 곳은 중국음식점이었다. 배고픔과 추위가 겹친 끝에 만난 짜장면 한 그릇은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느껴졌다. 새하얀 달걀이 얹힌 짜장면, 새콤달콤 탕수육. 너무 맛있어서 잠깐 비바람도 잊었다.


02 흐린 바다, 나무 데크 위의 고요함
점심 후 잠시 숨을 돌리며 바닷가를 걸었다. 어딘가의 나무 잔교 위, 파도 소리만 가득한 그 길에서 여행의 긴장이 조금씩 풀렸다. 멀리 섬들이 구름 속으로 스며들고, 갈매기 한 마리가 무심히 수평선을 가로질렀다.


Café · 온더썬셋
온더썬셋에서
저무는 하늘을 보다
클로드를 켜고 실내 카페를 검색했다. 추천된 곳은 온더썬셋(On The Sunset). 오렌지 글씨가 흰 벽에 새겨진 그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라테 한 잔이 테이블에 놓였다. 하트 모양 라테아트 너머로, 어느새 창밖은 어둠이 번지고 있었다.





"카페에 머무는 동안 밖에는
어둠이 조용히 들어오고 있었다."


Hotel · 스터번호텔
파도 소리를 베개 삼아
숙소는 한려수도가 한눈에 보이는 스터번호텔.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를 지나 방에 들어서자, 창 너머로 파도가 시커멓게 넘실댔다. 아름답다고 해야 할지 무섭다고 해야 할지 모를 광경이었다.

파도가 삼킬 것 같던 그 창가 풍경은, 무서웠지만 — 분명 아름다웠다.

이른 아침,한려수도를 걷다
하루를 보내고 이른 아침 일어나 한려수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길을 산책했다. 파도는 여전히 거칠었고, 몽돌자갈밭을 덮치는 흰 물보라가 새벽 공기를 가르며 흩어졌다.
거친파도



Morning Walk · 아침 산책
케이블카가 오르는 산,
산책하는 사람들
도로 너머로 산 정상에 케이블카 정류장이 보였다. 학동 7길을 따라 걷는 중년의 발걸음들, 그들 곁에서 뛰어다니는 강아지들. 바다 냄새와 솔향기가 섞인 아침이었다.



"여행은 계속된다
파도처럼, 다시 또 밀려오는 것처럼."
비바람 속에서 시작한 거제도 하루였다. 먹고 싶었던 해산물 대신 찾아든 짜장면, 검색이 이끈 카페의 라테 한 잔, 창가를 흔들던 파도 소리. 계획과 다르게 흘러간 것들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남는다. 산책이 끝나고 다시 차에 올라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거제의 바람은 차가웠지만, 마음은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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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이고 유니크한 와인병다육이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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