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나들이 남한강에서 발왕산 꼭대기 가기까지
"미세먼지야, 비켜라! 우리 마을 단체관광 출발~"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이른 아침, 버스 앞에 하나둘 모여드는 얼굴들. 오랜 이웃끼리 만나는 거라 인사도 정겹다.
"어이, 왔어?"
"오늘 날씨가 좀 흐리네..."
"흐리면 어때! 우리가 있잖아~"
보온병 챙겨 오신 분, 간식 잔뜩 싸 오신 분, 새 운동화 신고 오신 분까지. 버스에 오르자마자 벌써 왁자지껄 여행은 이미 시작된 거다.


남한강을 달리며 안개 속 수채화 한 장
창밖으로 남한강이 펼쳐지는 순간, 버스 안이 조용해졌다.
이른 아침 강물 위로 안개가 낮게 깔리고, 연분홍빛 하늘이 잔잔한 수면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흐린 날씨가 야속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덕분에 뭔가 꿈속 같은 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강 건너 산자락엔 아직 봄빛이 덜 들어 갈색과 초록이 뒤섞여 있고, 철길 옆 작은 나무 한 그루가 노란빛으로 혼자 봄을 먼저 맞고 있었다.
"야, 이거 그림 아니야?"
누군가 작게 중얼거렸는데,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남한강휴게소에서 잠깐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화장실
한참 달리다 남한강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출구 이정표엔 여주·충주·원주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고장 이름들이다. 커피 한 잔, 따뜻한 국물 한 모금으로 몸을 녹이고, 다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명물 발견! 화장실 앞에 커다란 안내판 하나가 서 있었으니, 바로 이중섭화가 기념 화장실이란다. 한국이 낳은 천재 화가 이중섭 선생 소 그림으로 한국인의 정과 한을 표현했던 그분의 이름을 딴 화장실이 여기 횡성 휴게소에 있었다! 횡성이 한우로 유명한 고장이니, 소와 이중섭을 연결한 발상이 기발하면서도 웃음이 절로 난다.
"이중섭 선생님도 참... 이런 데 이름이 붙을 줄 아셨을까."
다들 한바탕 웃으며 다시 버스에 올랐다.




드디어 평창 "HAPPY 700 PYEONGCHANG"
산길을 굽이굽이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언덕 위로 알록달록한 대형 글자가 나타난다. "HAPPY 700 PYEONGCHANG" 해발 700m 고원의 도시 평창에 온 것이다!
그리고 이내 알펜시아의 스키 점프대와 리조트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함성이 아직도 저 산속 어딘가에 남아 있을 것 같은 느낌. 슬로프는 봄이 와서 많이 녹아 있었지만, 그 웅장한 규모만큼은 여전히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저기서 점프했다고? 사람이 저길?"
"나는 쳐다보기도 무서워!"
버스 안이 다시 한번 시끌벅적해졌다. ^^



발왕산 케이블카 오늘의 진짜 하이라이트!
드디어 오늘 여정의 꽃, 발왕산(해발 1,458m) 케이블카 탑승!
탑승장에 내리니 형형색색 곤돌라들이 줄지어 산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빨강, 파랑, 노랑, 보라 마치 하늘을 나는 사탕들 같다. 탑승장 옆에는 세월의 녹이 슨 옛날 리프트 철탑이 새 케이블카 옆에 나란히 서 있어, 옛것과 새것이 사이좋게 공존하는 풍경이 정겹기도 했다.
곤돌라 문이 닫히고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하자 발 아래로 세상이 작아진다.
파란 제설기들, 발왕산 천년주목숲길 안내판, 아직 남은 눈이 하얗게 덮인 슬로프… 올라갈수록 침엽수 초록과 낙엽수 갈색이 뒤섞인 산허리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미세먼지로 멀리는 좀 뿌옇지만 그 너머로 평창 시내와 겹겹이 이어진 강원도 산줄기가 수묵화처럼 아스라이 보였다.
"야, 무섭다!"
"내려다보지 마!"
"사진 찍어야지~ 잠깐 비켜봐!"
좁은 곤돌라 안에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무서우면서도 신나고, 신나면서도 또 무서운 그 느낌 이 나이에도 이런 두근거림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정상에 가까워지자 리프트 줄이 끝없이 산 위로 이어지고, 그 옆으로 아직 눈이 남은 슬로프가 하얗게 빛났다. 저 아래로는 케이블카 탑승장과 리조트 건물들이 장난감처럼 작아 보이고, 그 뒤로 평창 들판이 한없이 펼쳐진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산을 오르는구나."





흐린 하늘이었고, 미세먼지도 있었고, 슬로프엔 눈도 많이 녹아 있었다. 완벽한 날씨는 아니었다. 하지만 오랜 이웃끼리 어깨 부딪며 웃고 떠들고, 같은 풍경을 보며 같은 감탄을 나눈 하루 그걸로 충분히 아름다운 날이었다.
곤돌라 안의 소란함도, 발왕산 정상에서 바라본 뿌연 강원도의 산들도 전부 우리 마을 사람들이 함께 만든 소중한 추억이다.
다음 계속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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