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품은 협곡,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걷다
철원 순담 ~ 마직말 구간 · 주상절리 잔도 트레킹
2026년 4월 11일 (토) · 맑음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철원에 걸쳐 흐르는 한탄강. 수만 년 전 화산이 만들어낸 이 강은, 봄이면 진달래와 산수유로 물들며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 준다. 오늘은 셔틀버스를 타고 순담에서 출발해 마직말까지, 절벽을 따라 놓인 잔도(棧道)를 걸었다.

잔도에 올라서면 발아래로 청록빛 한탄강이 굽이쳐 흐른다. 협곡 양쪽 절벽은 수직에 가까운 주상절리로 이루어져 있고, 그 사이로 난 나무데크 위를 걸으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아찔한 기분이 든다. 진달래 꽃잎이 바람에 날려 강 위로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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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절벽 위로 진달래가 분홍빛으로 피어 있고, 강 쪽 경사면에는 산수유 노란 꽃망울이 가득하다. 아직 잎이 다 피지 않은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강의 빛깔이 오히려 더 투명하게 느껴진다.


강변 절벽 아래로는 물이 만들어 낸 포트홀과 둥근 모래톱이 보였다. 저 고요한 모래 위에 앉아 강물 소리만 듣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트레킹 코스의 중심에는 용 비늘을 형상화한 독특한 현수교가 있다. 흰 철골이 둥근 링 모양으로 반복되며 협곡 위를 가로지르는 구조가 인상적이다. 다리 입구에는 용의 머리를 본뜬 조형물이 세워져 있어, 건너기 전부터 탄성이 나왔다. 다리 아래로는 수십 미터의 절벽이 떨어지고, 그 아래 강이 작게 빛난다.



현수교를 건너 반대쪽 능선을 걸으면 협곡이 더 넓게 열리며 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래된 보(洑)의 흔적과 하얀 포말이 일렁이는 여울, 봄빛을 담은 소나무들이 어우러진 풍경이 걷는 내내 이어진다. 멀리 산들이 겹쳐지며 만드는 능선이 하늘과 맞닿아 있었다.

오후 3시, 셔틀버스로 돌아오니 슬슬 허기가 찾아왔다. 철원 막국수집을 찾았지만 아쉽게도 브레이크타임. 발길을 돌려 운천의 막국수집에 들렀다. 이렇게 된 것이 도리어 잘된 일이었다.


편육 (수육)
얇게 썬 보쌈 수육에 청양고추, 마늘이 함께 나왔다. 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트레킹으로 지친 몸을 살려 주었다. 신선한 김치와 함께 먹으니 더없이 완벽한 조합이었다.

비빔막국수
메밀 면 특유의 거친 식감과 새콤달콤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비빔막국수. 반숙 달걀 반쪽이 올라가 있고, 오이와 파가 씹힐 때마다 여름 같은 상쾌함이 느껴진다. 된장과 겨자를 조금씩 넣어 입맛에 맞게 먹는 것이 이 집의 방식. 두 그릇 뚝딱 하고 싶은 맛이었다.

봄의 한탄강은 단순한 자연 트레킹이 아니었다. 화산이 남긴 지질의 시간, 강물이 새긴 절벽의 결, 그리고 그 위로 피어난 봄꽃들이 함께 만드는 이야기가 있었다. 걷는 내내 말이 필요 없었다. 오감이 다 바빴으니까.
다음 번엔 초록이 더 짙어진 여름날, 혹은 단풍이 절벽을 물들이는 가을에 다시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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