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사중주 꽃잎이 흩날리던 그 길목에서
あさひ舟川 · 淀川河川公園背割堤 · 벚꽃 · 유채꽃 · 설산 · 봄 ※첨부사진은 AI이미지로 생성된 이미지 입니다.

봄은 한꺼번에 찾아왔다
세상에는 단 한 번,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있다. 하얗게 쌓인 설산 아래 벚꽃이 만개하고, 그 앞에는 샛노란 유채꽃밭이 물결치며, 강물이 조용히 그 사이를 흐르는 풍경 일본 도야마현 아사히마치의 舟川べりの桜並木는 그런 기적 같은 계절의 교향악을 해마다 연주한다.
사람들은 그것을 "봄의 사중주 (春の四重奏)"라 부른다. 벚꽃, 유채꽃, 튤립, 그리고 설산. 네 가지 봄의 주인공이 같은 무대 위에 오르는 그 짧고도 찬란한 순간을 나는 드디어 마주했다.
봄의 사중주 아사히 후나가와
あさひ舟川べりの桜並木 벚꽃, 유채꽃, 설산이 빚어낸 봄의 삼화음


유채꽃 밭에 서다
강둑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발밑부터 온통 노란 세상이 펼쳐진다. 허리춤까지 자란 유채꽃은 바람이 불 때마다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파도처럼 출렁인다. 그 너머로 분홍빛 벚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고, 그 뒤로는 여전히 흰 눈을 두른 기타알프스 연봉들이 마치 무대 배경처럼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카메라를 들었다. 셔터를 누를 수가 없었다. 이 순간이 너무 완벽해서, 사진이 이 감동을 담을 수 있을지 두려웠기 때문에. 결국 먼저 오래, 그냥 바라보기로 했다. 눈으로 먼저 새겼다.
"봄은 기다리는 자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걷는 자에게 먼저 말을 거는 것이었다."
舟川べりの桜並木에서
벚꽃 곁에서, 하늘을 보다
흐린 하늘이었다. 회색 구름이 낮게 깔린 날, 나는 오히려 더 좋았다. 맑은 날의 벚꽃은 반짝이지만, 흐린 날의 벚꽃은 은은하게 빛난다. 꽃잎 하나하나가 스스로 발광하는 것처럼, 구름 사이로 새어나오는 빛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서 있었다.
가지가 머리 위로 드리워질 때 나는 그 안에 섰다. 벚꽃 천장 아래에서 하늘을 올려다봤다. 분홍과 흰 꽃잎들이 시야를 가득 채웠고, 잠시 세상이 조용해지는 것 같았다.

벚꽃나무 아래에서
흐린 봄 하늘 아래, 벚꽃은 더욱 고요하게 빛났다.
淀川河川公園 背割堤地区
KYOTO · YAWATA-SHI · JAPAN


벚꽃 터널을 걷다
교토부 야와타시, 요도가와 강변의 세와리테이. 1.4킬로미터에 걸쳐 이어지는 이 벚꽃 터널은 250그루의 왕벚나무가 만들어내는 거대한 꽃의 복도다.
터널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소리가 달라졌다. 바깥세상의 소음이 꽃잎들에 흡수된 것처럼, 발소리만 또렷하게 들렸다. 위를 올려다보면 하늘이 없고, 오직 흰 꽃과 검고 굵은 가지들만 있었다. 그 터널을 혼자 걸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분홍빛 하늘 아래, 뒷모습으로
마지막 날, 나는 터널 입구에서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저 멀리서 누군가가 벚꽃 길을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뒷모습이었다.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그 뒷모습이, 왠지 이 봄 전체를 요약하는 것 같았다.
봄은 붙잡을 수 없다. 벚꽃은 피어 있는 동안 가장 아름답고, 지는 순간 이미 다음 봄을 약속한다. 그래서 우리는 매년 다시 이 길을 찾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짧고 완전한 순간을 다시 한번 살기 위해.


"봄은 한 번만 온다.
그러나 제대로 본 사람에게는
평생 남는다."
※첨부사진은 AI이미지로 생성된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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