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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테리어

깡통열차에 몸을 실은 순간 우리는 다시 어린이가 되었다

by 와인병다육이세상사는이야기 2026.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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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3박 4일 · 보롬왓 · 와인병다육이 부부

깡통열차에 몸을 실은 순간, 우리는 다시 어린이가 되었다

2026년 6월 · 제주 보롬왓

제주 서귀포 · 보롬왓 농원 
커피 한 잔을 손에 쥔 채 카페 안에서 느긋하게 앉아 있던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어디선가 큰 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람들이 고개를 들었고, 잠시 후 누군가 외쳤다. "깡통열차 곧 출발합니다!"

왈프가 말했다. 가이드가 주문 전에 이미 귀띔해 주셨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 말이 이렇게 현실로 다가올 줄은 몰랐다. 우리 부부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 말이 필요 없었다. 일어서자. 나가자.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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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장면 · 출발
방석을 들고 뛰어간 그 오전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방석을 하나씩 들고 줄을 섰다. 깡통열차의 정체는 보면 볼수록 사랑스러웠다. 빨강 영농 트랙터가 앞에 서고, 그 뒤로는 드럼통을 반으로 잘라 바퀴를 달아 만든 알록달록한 객차들이 줄줄이 연결되어 있었다. 분홍, 주황, 초록, 보라, 노랑 무지개가 땅 위로 내려온 것 같았다. 어린이 놀이동산의 청룡열차가 문득 떠올랐지만, 이건 조금 더 흙냄새가 나고 조금 더 따뜻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트랙터 엔진 소리가 크게 울렸다. 덜컹. 그리고 출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마음은 벌써 열 살이었다.
어른의 체면이 자갈길 어딘가에 떨어진 것 같았다.

깡통열차출발 동영상 여기를 클릭하세요

 

TikTok · kenny7312 님

TikTok | 숏.확.행 짧아서 확실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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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열차출발(유튜브) 

두 번째 장면 · 수국 터널
그 터널 안에서 터진 감탄
나지막한 속도로 나무 그늘 사이를 지나자, 갑자기 눈앞이 온통 보랏빛과 흰빛으로 가득 찼다. 수국 터널이었다. 머리 위에서 아래로, 양옆으로, 수국 꽃송이들이 활짝 피어 손을 뻗으면 닿을 것처럼 가까웠다. 꽃 사이로 흘러드는 흐린 하늘빛이 오히려 더 몽환적인 색감을 만들어 냈다.

"아~!" "어머!" "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소리가 터져 나왔다. 옆 칸 아주머니도, 뒤 칸의 젊은 커플도, 우리도 모두 같은 표정이었다. 입이 벌어지고 눈이 커지고, 손이 절로 올라가 사진을 찍었다. 꽃 터널 안에서 시간이 잠깐 멈춘 것 같았다.

깡통열차 수국터널1

깡통열차 수국터널2

여행자의 메모
수국 터널은 6월이 절정입니다. 이 시기에 보롬왓을 찾는다면 깡통열차는 필수 꽃 사이를 직접 통과하는 경험은 걸어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앵글입니다.

세 번째 장면 · 초원과 들판
푸름이 눈 속으로 쏟아졌다
수국 터널을 빠져나오자 세상이 열렸다. 사방이 초록이었다. 짧게 깎인 초원 위를 달리자 바람이 얼굴을 간지럽혔다. 멀리 오름들이 흐린 하늘 아래 부드러운 실루엣으로 겹쳐 있었다. 속도가 조금 붙자 머리카락이 흩날렸고,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허공에 흔들었다.

메밀밭 옆을 지날 때는 흰 꽃잎들이 바람에 흔들렸고, 보랏빛 사루비아 밭이 나타났을 때는 또 한 번 탄성이 쏟아졌다. 보롬왓의 들판은 구역구역마다 다른 색이었다. 한 바퀴를 도는 동안 제주의 계절이 여러 장의 그림처럼 펼쳐졌다.

기사님이 중간중간 속도를 높였다가 천천히 줄였다. 그 리듬이 참 좋았다. 빠를 때는 탄성이, 느릴 때는 감탄이 나왔다. 열차 안의 모두가 한목소리로 웃고 소리쳤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오래된 소풍 친구 같았다.

한 바퀴를 마치고 내렸을 때, 발이 땅에 닿았지만
마음은 여전히 그 초록 들판 어딘가를 달리고 있었다.

깡통열차 스릴감 동영상

깡통열차에서 본 사루비아 동영상

※ 기타영상은 유튜브와 틱톡에 업로드 하였으니 와인병다육이부부세상사는이야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에필로그
기사님, 정말 고마웠습니다
내리면서 기사님께 고개를 숙였다. 그분이 묵묵히 운전하며 우리에게 선물해 준 것은 단순한 농원 투어가 아니었다. 어른이 되고 나서 잊었던 그 설레는 감각기대감, 놀라움, 그리고 소리를 지를 수 있는 자유. 그것을 잠깐이지만 온전히 돌려받은 시간이었다.

제주 보롬왓의 깡통열차. 커피 한 잔을 다 마시기 전에 이미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되어 버린 그 체험을. 다음에 제주를 다시 찾는다면, 우리는 분명 또 그 방석을 집어 들 것이다.

보롬왓 깡통열차 이용 팁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 스태프에게 열차 출발 시간을 미리 확인하세요. 방석은 현장에서 나눠주며, 따로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탑승할 수 있습니다. 6월은 수국과 사루비아가 동시에 피는 가장 아름다운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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